"그 사람 순 사기꾼이야! 내가 그 사람한테 속아서 꼬박 6개월을 버렸다니까?"
"내가 왜 이 책을 보게 된 걸까...... 진짜 후회되고 짜증 난다"
중학생 시절 영절하로 영어 공부를 했던 나에게 누군가가 "영절하 어때? 그거 좋아? 사람들이 막 영어 공부의 혁명이라고 말하던데?" 라고 물어봤다면 난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난 정말 진심으로 영절하의 학습법을 만든 정찬용 님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만약 이 질문을 지금 현재의 나에게 질문한다면 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한번 믿어볼 만은 해!"
한번 믿어볼만은 하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설명하자면 꽤 긴 이야기가 필요하다. 나와 영절하의 인연은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한 연인과도 같은 사이이기 때문이다.
영절하가 내 영어 인생을 망칠 뻔했기에 난 영절하를 증오했다.
중학생 시절 난 영절하를 증오하는 학생이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때 당시에 내가 얼마나 이 책과 이 책을 만든 저자를 미워했는지가 생생하게 기억이 날 정도이다. 하지만 사실 내가 처음부터 영절하의 안티팬이 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영절하의 지지자였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영어 공부에 대해 큰 고민을 겪고 있었다. 앞으로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또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그냥 영어 자체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앞으로 어떤 식으로 영어 공부를 해나갈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 방법들을 찾아보던 중에 난 영절하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난 그 책과 거의 사랑에 빠져버렸다. 저자의 말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들렸으며 그 책에 나온 대로만 실천하면 내가 순식간에 영어의 고수가 되어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영어 공부에 있어서 정말 혁명적인 방법을 찾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정반대였다. 난 이 영절하에 나온 방식대로 열심히 공부를 해봤지만 내 영어 실력은 좀처럼 늘지를 않았다. 학교 시험 성적은 점점 떨어져만 갔고 이대로 가다가는 내 영어 인생이 완전히 망가져버릴 것만 같아서 난 영절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영절하라는 책을 믿고 공부해 온지가 무려 6개월쯤 되던 시기였다. 이 기간 동안 남들이 하는 영어 공부인 문법, 단어, 문장 성분들은 모조리 무시하고 오로지 영절하만 공부했는데..... 나의 노력이 배신을 당한 것이다. 영절하에 몰두했던 나의 6개월은 그 어느 곳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학교 시험 성적을 높이는 데에도, 영어 회화 능력에도, 그 어디에도 이 6개월 동안의 노력은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냥 내 6개월이 공중 분해 당한 셈이었다. 그래서 난 이 사건 이후로 지금까지 영절하를 미워하면서 살아왔다. '혁명은 무슨, 그냥 사기꾼들이었어.'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영절하를 포기하고서 영어 성적은 얻었지만 영어 실력은 얻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영절하를 손절하고 나서 학교 시험공부에만 매진했다. 영어 과외를 다녔으며, 인강을 공부했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나도 문법을 공부하고, 단어를 외웠으며, 문제 풀이를 한 것이다. 난 그 노력의 결과로 수능 1등급과 토익 855점이라는 훌륭한 성과를 만들었다. 영절하를 손절하고 남들이 하는 것처럼 공부를 하니까 내 영어 성적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점이 있었다. 난 수능에서 1등급을 받고 토익에서도 단기간에 고득점을 한 영어 실력자였지만 나의 진짜 영어 실력은 전혀 향상되지 않았었다. 무슨 말이냐면 난 여전히 외국인과 단 한마디의 말도 섞을 수 없었고, 영어로 이루어진 콘텐츠를 단 한 개로 제대로 소화시킬 수 없었다! 겉으로 봤을 땐 영어를 꽤 잘하는 학생이었던 나는 사실 영어 왕초보와 비슷한 실력을 가졌던 것이었다. 그래서 난 성인이 된 이후에 다시 영어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시험만 잘 보는 그런 영어가 아니라 진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영절하의 후속작인 '사실은 넌 영어 바보가 아니야'라는 책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이렇게 진짜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든 나는 그때부터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영어 공부법과 관련된 책들을 계속해서 찾아보고 있던 나는 과거에 내가 열광했던 '영절하'를 쓴 저자가 이후에 후속작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책은 '사실은 넌 영어 바보가 아니야'라는 책이었는데 저자가 말하기로는 과거에 만들었던 '영절하'의 완결판이라고 했다. 그래서 난 '그래 한번 읽어라도 보자. 내가 과거에 그토록 열광했던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난 이 책을 완독 하면서 정말 정말 정말 많이 놀랐다. 왜냐하면 내가 과거에 영절하를 읽었을 때와 똑같이 이 책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난 이 책에 나온 내용들에 공감을 하고 있었고, 저자의 말에 설득되고 있었다. 과거에 영절하 때문에 그토록 고생을 했던 나였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일까. 내가 또다시 바보 같은 사기에 당한 것이었을까? 과거의 난 정말로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엔 진짜 무언가가 달랐다.
이 책은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고민들을 해소시켜 주었다.
도대체 이 책의 어떤 부분이 나를 매료시켰던 것일까. 책을 여러 번 읽어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내가 이 책에 빠져든 이유는 '사실은 넌 영어 바보가 아니야'라는 책이 영절하의 문제점을 완벽하게 보완해 주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과거에 내가 영절하를 실천하면서 겪은 문제들과 고민들을 말끔하게 해소시켜 주는 그런 책이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 책이 영절하의 어떤 문제들을 해결해 주었는지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자.
과거 영절하의 문제점 1. 영어를 배울 때 아기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배우면 된다고? 언어학자들이 말하기를 유년기와 성인기의 언어 학습 방식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하던데? 아기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거하고 다 큰 성인이 외국어를 배우는 거하고는 완전히 다른 문제 아니야?
-『 사실은 넌 영어 바보가 아니야』의 반박 : 그건 사람들이 성인들의 방식대로 영어를 공부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영어를 공부할 때 항상 한국어를 수단으로 한다. 항상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시키려고 하고, 한국어로서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 부분들이 영어를 영어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성인들과 유아들의 언어 학습 방식이 바로 이 지점에서 갈라지게 된다. 유아들은 아무런 지식과 정보 없이 영어를 받아들이는 반면 성인들은 한국어라는 하나의 필터를 통해 영어를 받아들이는 것. 이 부분이 성인들의 언어 학습을 방해하고 있다.
(총 10개의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언어 고수인 타일러는 한 광고에서 저자와 같은 말을 했다.)
과거 영절하의 문제점 2. 유아들이 모국어를 배울 때처럼 영어를 배우는 건 불가능해. 왜냐하면 우린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잖아. 미국에 사는 아기들이 영어를 접하는 빈도와 우리들이 접하는 빈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 영어에 노출당하는 시간 자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우린 그들처럼 영어를 배울 순 없어.
-『 사실은 넌 영어 바보가 아니야』의 반박 : 그렇지 않다. 실제로 어린 아기들이 자신의 모국어에 집중하는 시간은 매우 적은 시간이다. 아기들은 15시간 정도를 수면 시간에 보낼뿐더러 아기들이 사람들의 말소리에 집중하는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만약 우리들이 각 잡고 영어 듣기 그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어린 아기들이 영어를 듣는 시간이나 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상회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영절하의 문제점 3. 아니, 영어를 그냥 계속 들으라고? 이해하든 이해하지 못하든 그냥 들릴 때까지 들으라고? 아니 모르는 데 뭘 어떻게 들으라는 거야?
-『 사실은 넌 영어 바보가 아니야』의 반박 : 애기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상황을 생각해 봐라. 애기들은 아무런 지식이 없다. 영어 단어도, 문법도, 문장 성분도 아무것도 모른다. 그들이 하는 노력은 단 하나뿐이다. 그냥 계속 듣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 그들은 모국어를 배운다. 애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모국어를 이해하고, 모국어로 말을 한다. 성인이라고 다를 건 없다. 우린 그냥 듣기만 하는 것으로만 언어를 배울 수 있다.
이렇듯 이 책에선 과거에 수많은 비판을 받았던 영절하라는 책을 다각면에서 보완해주고 있다. 과거에 영절하를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던 사람들도 책을 읽는다면 고개를 끄덕거리는 횟수가 전보다 많아질 것이다.
더불어 이 책에선 현대 영어 시장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 왜 요즘 유행하는 영어 회화 프로그램으로는 영어 고수가 될 수 없는지, 화상 영어 프로그램과, 어학연수는 왜 실패하기 쉬운 프로그램인지 등에 대해 상당히 합리적인 비판을 담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공부를 하다가 포기를 하게 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때 내가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난 앞으로 이 책에 나온 대로 영어 공부를 시작해 볼 생각이다.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이상 일단 믿어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책과 동행하는 나의 영어 인생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에 상세히 기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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